새벽녘 마지막 정적 사이로 기상을 알리는 소리 없는 사이렌이 울리면 여기저기서 무리지어 쏟아져 내리는 Black and White Uniform. 아담과 이브가 추방당한 후로 줄곧 바람 잘 날이 없는 수용소 군도. 저주 받을 염색체를 가진 숙명에 매일 도심 교통이 경색되지. 강남대로 마티즈 바로 뒤는 리무진. 신호 앞에서 사라지는 빈부. 21세기 초, 이 땅 위에 마지막으로 남은 평등의 실체. 목구멍에게 볼모로 잡힌, 자칭 총명하신 호모 사피엔스. 수 만년 진화한 결과 여태까지 멈추지 못한 생존의 쳇바퀴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열차 안은 클럽보다 격렬해. 미녀와 야수, 다양한 연령대가 뒤섞여서 평소라면 절대 용납 못할 접촉을 겨루는 경연대회. 올라간 치마를 다잡으려는 손에 발기한 한 중년 남성의 피하지방. 잠시 자존심 따윈 내려놓고 그냥 참지 마! 그들이 분비한 호르몬에 마비된 이미 난 홀몸이 아니지. 용해된 군중들은 벌써 파동성을 잃고 결정질을 형성, 거칠었던 움직임도 잠시 격자 구조 속 입자들은 재빨리 제자리를 잡고 기다려, 탈출의 시간을. 또 다른 일상을 준비하며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수만 명의 사람, 수 만개의 가방, 수 만개의 칼날, 수 만개의 라이터, 비오는 날이면 유달리 많아지는 타인의 존재 자체가 불안하지만 그래도 늘 별 탈 없는 출근. 아침절 범죄율은 기적 같은 수준. 인간의 살을 빌린 악마조차 질리게 만드는 지금 이 시간과 공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 실상 그닥 다르지 않은 궤도. 바깥을 헤매는 양 떼들, 함께 체온을 나누면 될 듯. 각자 다른 길 간대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