엄마 왜 세상은 이런거라고 미리 말해 주지 않았어 정신이 드니 난 어른이 됐고 한참 뒤떨어져 버렸어 아무리 제대로 살려고 해도 남들은 모두 반칙을 해 항상 나 할 일을 말해 줬잖아 나 혼자 뭘 할 수 있어 선생님 내게 가르쳐 주신 건 모두 거짓말이었나요 책에서 본 것과 세상은 달라요 그때도 알고 계셨었나요 어른이 될 때까지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 했었죠 지금은 그게 습관이 됐어요 아무런 생각이 없어 단 한 번만이라도 날개를 펴고 남들 다 보란 듯이 날고 싶지만 내가 못난건지 세상이 이상한지 겨울에 깨어나버린 매미같아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지 세상 돌아가는 꼴은 마음에 안들지 하지만 달리 내겐 할 일도 없다 가진 것은 남아도는 시간들 뿐 아빠 왜 내가 뭘 물어 볼 때면 그런 표정을 했었나요 늘 지친 표정 귀찮은 말투 그것밖에 기억이 안나요 이제 조금씩 난 이해해요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때문에 점점 난 그 표정을 닮아가요 정말로 싫지만 단 한 번만이라도 날개를 펴고 남들 다 보란 듯이 날고 싶지만 내가 못난건지 세상이 이상한지 겨울에 깨어나버린 매미같아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지 세상 돌아가는 꼴은 마음에 안들지 하지만 달리 내겐 할 일도 없다 가진 것은 남아도는 시간들 뿐 단 한 번만이라도 날개를 펴고 남들 다 보란 듯이 날고 싶지만 내가 못난건지 세상이 이상한지 겨울에 깨어나버린 매미같아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지 세상 돌아가는 꼴은 마음에 안들지 하지만 달리 내겐 할 일도 없다 가진 것은 남아도는 시간들 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