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었던 또 깊었던 우리의 시간은 천천히 처연히 멀어져 가고 열꽃처럼 피어있던 너의 흔적들도 어느새 조용히 모습을 감췄구나 너를 안고 잠이 들던 서로를 바라보던 침대 위엔 공허만이 잠 못 든 채 뒤척이고 네 손잡고 함께 걷던 서로에게 약속하던 익숙한 거리에서 난 길을 잃었구나 숱하게 파고드는 기억들 말없이 서성이는 미련들 이젠 불현듯 스며드는 후회들 망연히 쏟아지는 눈물들 이젠 보낸다 멈출 줄 모르던 감정의 누수에 녹슬고 얼룩진 내 낡은 사랑이여 부른다 차마 외면하지 못한 그 이름 부른다 들려주지 못한 이 노래 훗날 이 슬픔이 잦아든 여백은 무엇으로 채워질까 지금 흐르는 눈물이 마르면 무엇이 흐를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