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방을 열어보니 그녀가 들어있었다 다음 여행 갈 때 저도 가방에 싸들고 가요 날 보면 꼭 코앞까지 와서 이야기하는 그녀 업어다 키우고 싶다 장난치는 과에서 알아주는 돼쁜이 그녀 물론 그녀는 그냥 아는 여자 후배 다음엔 꼭 데려간다며 우스갯말로 대답했는데 내 말 믿지 않는다고 그녀는 토라지듯 웃네 Hat 가리게 하는 눈빛은 자외선 그 앞에서 하염없이 녹고만 있어 너에게 반해서 필요해 너의 맘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위한 안내서 내 눈 가만히 바라보며 말 없이 기다리는 그녀의 눈 입 맞췄어 우연한 타이밍 7시 정시에 맞춰서 가까운 듯 너무 먼 우리 장난과 진심을 반쯤 버무린 위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면 내 정신 확 놔버릴까 Huh 고민돼 Destiny destiny destiny destiny 들어가는 순간 입구가 막힐 것 같아 이대로 빨려들 것만 같아 다음 여행지가 정해지고 프로그램 준비로 한창 바쁜 내내 여전히 싱숭생숭해 후배 아이 간절하고 뭉클한 입술 때매 그 뒤로 잘 마주치거나 그녀 연락처 눌러 논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거나 하진 않아 우리 사이 사소하지만 뚜렷한 변화 바쁘다는 건 그냥 핑계였지 그 날 이후로 내 눈을 팽개치듯 지나가고 문자해도 답 없는 그녀 그녀와 친한 다른 후배를 불러 무심하듯 너의 소식 묻지만 밥이나 술 사주는 다른 오빠들 손에 이끌려 바쁘다는 말 듣고 그냥 그러려니 했거든 뭐 가까운 듯 너무 먼 우리 장난과 진심을 반쯤 버무린 위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면 내 정신 확 놔버릴까 Huh 고민돼 Destiny destiny destiny destiny 들어가는 순간 입구가 막힐 것 같아 이대로 빨려들 것만 같아 터무니없이 많은 스케줄 등 뒤로 메고 날아가는 이번 여행 지구 반 바퀴 돌아 새벽 4시 Cause I like caffeine 너무 필요해 한계였어 방랑벽의 유통기한 몹시 그리웠던 유럽 공기야 베니스 호텔 로비 앞 백발의 노인께 웃으면서 I'm from Korea 체크인 마치고 들어가는 7층 복도 뭔가 이상해 출국할 때쯤 보다 대충 들어도 무거워진 은색 케리어 열어본 순간 얼어붙었지 알처럼 몸을 둥글게 만 작은 그 바르르 떨리던 앵두 같은 입술의 후배가 오빠 약속 안 지키려고 했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