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딜 가서 너는 안 오나 사람 냄새가 그리워라 괜히 이가 시려 굳게 입을 닫고 새를 닮은 목소리로 짖던 어떤 날 손짓하는 그를 따라가 밑도 끝도 없이 내려가 그를 뜯어먹든 그 뼈에 입 맞추든 진실도 없는 축제가 계속 되던 밤 머리맡에 만발하는 아지랑이 꽃 그 향기에 흠뻑 취해 잃어버린 길 한 모금 땀을 마셨다 새빨간 해가 지지 않는다 약하디 약한 몸은 녹아내리고 이글거리는 길은 끝이 없어라 한 움큼 너를 삼켰다 새빨간 해가 지지 않는다 수풀에 숨은 입을 벌린 짐승아 나를 물어 줄래 머리맡에 만발하는 아지랑이 꽃 그 향기에 흠뻑 취해 잃어버린 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