스물쯤에 난 이렇게 춤을 추네 스물하나.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난 다시 눈을 감아 수도 없이 바람을 맞아 어느새 닳고 닳아버린 내 가슴을 안아 가슴을 안아 스물하나.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난 다시 눈을 감아 수도 없이 바람을 맞아 어느새 닳고 닳아버린 내 가슴을 안아 가슴을 안아 언제부턴가 우린 딱지를 얼마나 많이 땄는지를 셈하다말고 지갑의 두둑함을 따지는 일에 매달리곤 해 음, 실은 난 아직은 이십대란 단어가 그리 익숙지 않아 그리 길지 않았던 지난 세월들에 비해서 아득히 멀게만 보이는 삶의 끝을 상상해봤어 재밌는 건 말이야 열 살 무렵에도 스물이 그만큼 아득하게만 느껴졌었단 말이다 짐승 같은 고삐리 선배들의 주먹질이 이제 더 이상 발 디딜 틈 없는 벼랑길 위로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까 그 녀석들의 행동이 하나하나 귀엽기만 하네 스물쯤에 난 이렇게 춤을 추네 키작은 나무 위에 오늘도 물을 주네 Yes 나 스물쯤에 스물쯤에 ohh 스물하나.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난 다시 눈을 감아 수도 없이 바람을 맞아 어느새 닳고 닳아버린 내 가슴을 안아 가슴을 안아 스물하나.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난 다시 눈을 감아 수도 없이 바람을 맞아 어느새 닳고 닳아버린 내 가슴을 안아 가슴을 안아 듬직해 보이던 군인 아저씨들이 이젠 아는 형 혹은 친구라는 게 실은 좀 끔찍해 군대 안가냐며 날 모질게 몰아붙이는 중학교 동창 녀석 결국 난 못 참아서 한마디 쏘아붙였지만 실은 나도 어찌하는 게 좋은 건지는 몰라. 즐거움을 놓지 않는 삶. 내 선택은 항상 잊지 않고 저 곳을 향해갈 수 있을까? 비슷한 나이쯤에 군대를 가고 조금 후에 넥타이를 곧 잘 매는, 그래서 조금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에 나 솔직히 쉽게 답하기 어려워지는데. 하루 앞, 하루 뒤가 모두 두렵고 아찔한 이 삶 위에서 난 기어코 내 소중한 보물들을 지킬 수 있을까? 이렇게 몸서리치는 가슴을 안아 가슴을 안아. (나 스물하나) 가끔은 내 가슴 속의 작은 꼬마 아이가 무겁게 닫혀버린 내 가슴 문을 쉴 새 없이 두들겨 이 추운 겨울 자기를 좀 부둥켜 안아달라고 눈물을 흘려 오, 그래 난 물을 끓여 이제 거친 세상 속에 지친 너의 목을 축여 얼어붙어 움츠려드는 너의 작은 손을 주렴 오 저런, 너의 고운 손은 마른가지처럼 앙상하게 변했구나.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평지를 찾아 헤매던 내 손 나를 지켜내기엔 너무나도 매서운 바람의 할큄에 쓴 내나는 하루를 억지로 삼키네. 어제보다 험하게 오르는 산자락에서 내려온, 나를 지켜내기엔 너무나도 매서운 바람의 할큄에 쓴 내나는 하루를 억지로 삼키네. 나 스물쯤에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