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00:00.000] 作词 : 송경동 [00:01.000] 作曲 : 김오키(KIMOKI)/진수영/정수민(Sumin Jung) [00:45.011] 2014년 1월 2일 [00:47.989] 캄보디아 프놈펜 남서쪽 카나디아 공단 한국계 기업 '약진통상' 정문 앞에서 [00:52.642] 100여명의 봉제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[00:55.146]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다 [00:57.765] 최저임금을 올려달라고 127개 공장이 파업 중이었다 [01:02.457] 공단 내 또 다른 한국 기업인 '인터내셔널 패션로얄' 노동자 피룬도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[01:08.364] 하루 평균 열시간을 일하며 [01:10.752] 부자를 위해 비싼 옷을 만든다는 피룬의 월수입은 한화로 14만원 [01:15.374] 한시간 잔업수당 550원 [01:16.992] 지난 이년 동안 카나디아 공단에서만 4,000명의 봉제노동자들이 작업중 영양실조로 쓰러졌다 [01:24.303] 너댓명이 어울려 사는 두 평 남짓 쪽방 월세가 40달러 [01:27.751] 식비로 60달러가 나간다 [01:29.647] 십년을 일했지만 남은 건 200달러 빚뿐 [01:36.092] "나도 '꿈'이란 것을 가져보고 싶다" [01:39.224] 서른한살 여공 파비가 댄싱 파업에 참가한 까닭이었다 [01:45.523] 춤추는 노동자를 향해 헌병들이 곤봉을 휘두르기 시작한 건 오후 3시 30분 [01:50.286] 아무런 경고조차 없었다 [01:52.196] 울부짖는 소리 끌려가는 소리가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[01:56.527] 다음날인 1월 3일 분노한 카나디아 공단 노동자 1만여명이 오전부터 거리를 가득 메웠다 [02:03.133] 아침 8시 내무부를 향하던 시위대가 이백 미터쯤 전진했을 때 총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[02:11.056] 다섯 명이 죽고 삼십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[02:14.627] 피룬의 오른쪽 다리에도 총알이 박혔다 [02:17.085] 가까운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의사는 없었고 간호사들은 치료하지 못한다는 얘기만 할뿐 [02:22.432] 응급처치조차 해주지 않았다 [02:24.348] 그 시각, 시위와 관계없이 병원을 찾은 한 여성도 심폐소생술이 필요했으나 거부당했다 [02:29.788] 이 여성은 되돌아가는 길에 숨졌다 [02:32.747] 단층집 옥상에서 시위를 구경하던 폭은 왼쪽과 오른쪽 발목 오른쪽 허벅지에 총상을 입었다 [02:39.599] 오토바이 택시 기사 세론은 손님을 기다리던 중에 총을 맞았고 [02:43.896] 생선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임산부도 총을 맞았다 [02:47.022] 분노한 노동자들이 병원을 향해 돌을 투척하기 시작했다 [02:53.379]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유혈 사태 전 '긴급' 서한을 통해 [02:58.235] "캄보디아 내 한국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가 우려된다"고 [03:01.867] 캄보디아 정부와 정치권의 강력한 개입을 요청했다 [03:05.990] 2012년 기준 한국은 중국을 제치고 [03:08.991] 캄보디아 투자국 1위를 지키고 있었다 [03:14.503] 비슷한 때인 2014년 1월 9일 방글라데시 남부 치타공에 위치한 '영원무역' 해외공장에서 [03:23.441]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다른 수당들을 삭감해 도리어 전체 임금을 깎은 사측에 분노해 [03:28.071]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[03:31.588] 월급날이었던 그날, 경찰의 발포로 갓 스무살 여성 노동자 파르빈 악타르가 죽고 십수명이 다쳤다 [03:38.855] 작년 말에 올랐다는 최저임금은 5,300타카, 한화로 7만원 [03:45.066] 오르기 전엔 4만원이었다 [03:49.247] 같은 날 1월 9일 새벽 6시 50분, [03:54.105]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성 옌빈 삼성전자공장 신축현장에선 [03:58.413] 작업시간에 늦게 도착해 출입구를 뛰어넘어 작업장으로 들어가려는 한 노동자를 [04:02.630] 삼성보안서비스 용역들이 구타하고 전자충격봉으로 기절시키면서 [04:06.398] 4,000명의 베트남 건설노동자들이 ‘폭동'을 일으켜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[04:11.876] 베트남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12만원이었다 [04:16.195] 두번의 수술을 남겨둔 피룬은 당분간 춤을 출 수도 미싱을 밟을 수도 없다 [04:21.164] 그날 이후 피룬의 병실을 방문한 한국인은 몇명의 취재진 외에는 없었다 [04:27.902]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[04:31.338] 전세계 부자 85명이 세계 인구 절반과 동일한 부를 소유한 이 지구별에서 [04:36.530]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[04:39.456] 그 모든 게 경영상의 위기로 인한 정당한 정리해고이며 비정규직화라고 [04:43.771] 오늘도 방망이를 두드리는 법 앞에서 속수무책 망연자실하는 [04:47.738]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[04:50.850] 나는 한국인이다 [04:53.762] 아니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[04:57.883] 나는 피룬이며 파비며 폭이며 세론이며 파르빈 악타르다 [05:05.244] 수없이 많은 이름이며 수없이 많은 무지이며 아픔이며 고통이며 절망이며 구경이며 기다림이며 월담이며 [05:13.580] 다시 쓰러짐이며 다시 일어섬이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