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, 지금부터 기가 막힌 얘기하나 들려줘볼까 참 흔해빠진 얘기라고 웃을지도 모르지만 듣다보면 어디선가 아주 많이 들어본 얘기 듣다보면 어느 샌가 내 얘기로 들리는 얘기 아, 그러니까 얼마 전에 동창회에 가게 됐는데 늘 오매불망 보고 싶던 첫 사랑도 나온다네 아름답고 사랑스런 그 모습 다 그대로일까 우윳 빛깔 그 눈동자 상상하며 나갔는데 추억 속 나의 천사는 어디가고 아줌마가 앉아있네 아냐 이건 아냐 이건 아닐거야 이 여자는 아닐거야 혹시나 내 눈에 뭐가 들어갔나 눈 비비고 다시 보니 세월이란 몹쓸 마법에 걸려든 첫 사랑이 웃고 있네 워우예 아, 길을 가다 얼마 전에 동창 녀석을 만났는데 늘 같이 놀자 졸라대던 코흘리개 친구였지 반에서는 매번 꼴등 선생님께 매일 혼나고 내 가방을 들어가며 나를 따라 다녔는데 그 시절 그 모습들은 어디가고 사장님이 되어있네 아냐 이건 아냐 이건 아닐거야 그 친구가 아닐거야 그 순간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조심스레 쳐다보니 인생이란 거친 파도에 시달린 아저씨가 웃고 있네 워우예 그 시절 그 친구들은 어디가고 어른들이 되었구나 혹시나 아닐까 어디서 봤을까 다시 한 번 보게 되네 그래도 시간이 흘러 이제라도 우리 다시 만나보니 모진 세상에도 순수한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구나 워우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