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을 걷고 길을 걷고 길을 잃고 갈 곳을 잃고 누군가 묻는 말을 못 듣고 부딪히고 또 부딪히고 미안해 하고 미안해 하고 또 멍이 들고 그걸 모르고 웃는다 걷는다 발이 기억하는 그 길로 길을 걷고 또 길을 걷고 길을 잃고 갈 곳을 잃고 오지도 않는 진동을 느끼고 전화 들고 전화를 보고 서운해 하고 서운해 하고 이유도 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웃는다 걷는다 너를 뒤로하는 그 길로 머나먼 겨울 교회 종소리 어린 소년의 기도 천국의 울타리를 넘지 않게 해주세요 어둔 밤 올겐 소리 붉은 십자가의 흐느낌 모두 버려라 너의 길로 홀로이 가라